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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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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타민 작성일07-05-22 19:24 조회4,4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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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디카’ 열풍 속에서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의 매력을 소개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의 후속작이 2006년 5월 출간되었다.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는 출간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예술분야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나온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2』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소개하는 클래식 카메라 열전이다. 2편에서는 라이카Leica M6, 소비에트 최초의 카메라 페드Fed 1, 코닥의 레티나Retina Ⅲc 등 레인지파인더RF 카메라를 중심으로 엄선한 10종의 카메라를 여섯 명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나눠 들고 국내외 각지로 떠났다. 

중국 윈난성, 프랑스 파리, 파라과이, 브라질, 러시아 등의 해외와 수덕사, 운주사, 탑리 등 국내를 넘나들며 각각의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들은 깊이감 있고 안정적인 사진을 만드는 클래식 카메라의 진가를 증명한다. 120여 컷에 이르는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여행과 삶에 관한 에세이는 읽는 내내 따뜻한 마음을 일으키며, 카메라와 필름 이야기, 수동 필름 카메라 마니아들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실어 읽는 즐거움을 더하였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카메라에는 스펙을 밝혀두었고, 부록을 포함하여 중형 파노라마 카메라에서부터 35mm 똑딱이 자동카메라까지 총 21종의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어 클래식 카메라의 넓이와 깊이를 한눈에 보여준다. 

필진으로는 1999년에 창간된 다큐멘터리 웹진 《이미지프레스》의 네 명의 사진가 이상엽, 임재천, 강제욱, 노순택이 다시 뭉쳤고, 여기에 《이미지프레스》의 주요 멤버인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스타 성남훈이 합류했다. 그리고 방송작가 겸 여행사진가인 최승희 (필명 다모토리)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스위스에서 만든 명품 카메라 알파Alpa를 소개하였다. 필진이 늘어나면서 각 필자들의 사진과 글에서 풍기는 개성적인 스타일을 더욱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되었다.사람과 사람을 닮은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 
휴대전화에 있는 카메라까지 포함해 요즘 디지털 카메라 한 대 없는 사람은 드물 정도로 ‘디지털 쓰나미’가 거세다. 하지만 수동 필름 카메라 인구 또한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가 처음 나왔던 2년 전보다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필자 이상엽은 이런 현상을 디지털 카메라가 “사진 시장 자체를 어마어마하게 늘려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런 수동 필름 카메라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디지털에 대한 반발심에서 비롯된 아날로그로의 회귀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Digilog’라는 용어가 출현할 정도로 디지털의 편리함 대신 아날로그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전편과 비교해 클래식 카메라의 역사와 같은 객관적인 정보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좀 더 중점을 두었다. 돈 안 되는 필름 카메라를 줄기차게 만드는 ‘괴물’ 같은 회사 코시나Cosina의 고바야시 사장 인터뷰, 필름 카메라 동호회의 ‘다크호스’ 포익틀랜더클럽 취재기, 30년에 걸쳐 수집한 카메라와 렌즈 1만 5,000점을 전시품으로 내놓은 김종세 한국카메라박물관장 인터뷰, 동호회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카메라 자작기 열풍 등 필름 카메라를 향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와 함께 감동마저 불러일으킨다. 

자동감기 기능과 플래시는 물론 하우징에서부터 수중 노출계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수중 촬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한 수중 촬영 키트까지 갖춘 자동카메라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쉽사리 믿어지진 않겠지만, CX-2가 바로 그 같은 일습을 거느린 시스템 자동카메라다. 니콘이나 캐논 같은 대형 카메라 메이커들은 절대 이렇게 만들지 않는다. 분명 카메라에 미치지 않고서는 이렇게 못 만드는 것이다. (중략)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 디지털 카메라들이 며칠만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면 아예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현실 속에서, 발매한 지 20년이 넘은 코시나 CX-2 같은 필름 자동카메라가 빛나 보이는 것은 거기에 만든 이의 남다른 개성과 카메라에 대한 진지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임을 카메라를 만드는 기업이나 사용하는 사람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296쪽 ‘35mm 똑딱이 열전’ 

자작기 열풍은 소형 플래시의 확산광을 만들어주는 옴니바운스, 카메라 유무선 리코트 컨트롤러, 스캐너를 대신해줄 수 있는 필름카피어, 미니스튜디오, 링 라이트, 지속광 조명, 레인커버, 핀홀 카메라, 세로그립, 심지어는 전용 배터리와 볼 헤드까지, 쉽게 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금단의 영역마저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경탄과 웃음과 동정이 난무했다. 신발 밑창의 쿠션을 이용한 어깨패드가 등장했을 때에는 “그러다가 어깨에 무좀 걸리겠다”는 의견과 함께 웃음보가 터졌고, 피를 줄줄 흘리며 처절하게 만들어낸 꽃무늬 후드 앞에선 위로와 격려가 쏟아져 나왔다. 
- 201쪽 ‘안되면 되게 하라, 그 오묘한 헝그리정신의 나눔’ 

이 책은 크게 [낡은 카메라와 떠나는 여행] 편과 [인터뷰], [클래식 카메라 이야기], [크리틱] 등의 ‘이야기’ 편으로 나눠진다. 그 중 여행 편에서 6인의 사진가들이 나눠 들고 떠난 10종의 카메라에 관한 정보는 전편에서처럼 여행에세이 안에 포함하지 않고 각 글의 맨 마지막에 별면으로 담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사진가들이 전하는 여행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들답게 그들의 여행에세이는 단순히 여행지에서의 감상에 머물지 않고 작가의 가치관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사회를 향한 깊이 있는 시선까지 오롯이 담고 있다. 

언제나 검은 기름 연기에 절어 있는 그들의 하늘. 버려진 포탄은 그들의 생명을 잇는 수입원이기도 하지만, 호기심 어린 수많은 아이들을 그 검은 하늘나라로 보낸다. 전쟁은 최후의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이라크는 그렇지 않다. 목적이 투철하며 각국의 이기와 이익이 넘쳐난다. 그 틈에 우리가 있다. 외국의 전쟁이 우리와 별개라고 치부했지만 21세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그들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아는가. - 20쪽 ‘전쟁과 키스’ 

나는 한참을 돌아다니며 그 풍광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었다. 한 시간 반을 그렇게 찍었는데 그 두 부부가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등에는 한짐을 지고. 저 까마득히 보이는 진사강까지 내려가 배를 이용해 운반된 물건들을 메고 힘겹게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 실상 조금만 가까이서 관찰하면 어마어마한 인간의 노동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진실에 마주한다. 과연 이상향 샹그릴라는 존재하는 것이었을까? - 158쪽 ‘오지 아닌 오지를 찾아’ 

수동 필름 카메라에 열정을 다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오마주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졌던 카메라를 주로 지칭했던 ‘클래식 카메라’의 의미를 2편에서는 필름 카메라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확장하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너무 흔해진 요즘은 필름을 사용한다는 점만으로도 클래식해 보이기 때문이다.”(11쪽) 오늘날 사진 시장은 2006년 1월 니콘이 필름 카메라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지난해 7월에는 코닥이 흑백 인화지 생산 중단을 선언하는 등 필름 카메라와 필름 시장에 잇단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줄기차게 필름 카메라와 렌즈를 생산하는 코시나 사의 경쾌한 행보는 많은 필름 카메라 유저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필자 이상엽이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에서는 고바야시 사장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고전적인 취향에 대한 ‘오마주’로 테마를 잡았다”(13쪽)고 밝혔듯이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수동 필름 카메라를 만들고 또 그 카메라로 사진을 기록하며, 수동 필름 카메라에 열정을 다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RF 카메라는 특히 그 단순함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SLR 카메라가 자동화를 위해 꾸준히 진보한 것과 달리 RF 카메라는 고집스런 수동성을 담보로 창작자의 고민을 담는 카메라로 남아왔다. 수전 손택의 말대로 “훨씬 투박하고 성능도 덜한 기계가 훨씬 흥미롭고 표현력도 풍부한 결과를 가져오고, 창조적인 우발성이 일어날 여지를 더 많이 남겨준다고 믿으며” 말이다. 복잡한 카메라로 생각 없이 찍을 것인가, 단순한 카메라로 고민하며 찍을 것인가. 바로 이번 책이 담고자 하는 테마였다. - 14쪽, ‘프롤로그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그 밖에 최초의 필름과 35, 120, 220이라는 숫자에 얽힌 필름 판형 이야기 등 알듯 모를 듯한 필름의 세계를 알기 쉽게 정리했으며, 비평 코너를 마련하여 소위 ‘장비병’에 빠져 카메라만 사고 사진책에는 관심도 없는 현 세태를 비판하고 사진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을 실었다. 또한 스트랩, 카메라 가방, 삼각대, 볼 헤드 등의 액세서리를 살 때 주의해서 볼 것들을 사진가가 직접 정리하였으며, 혹시라도 카메라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하여 용어 사전을 마지막에 따로 정리해두었다. [예스24 제공]